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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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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초에 유투브에서 예고편을 보고 개봉하면 꼭 보러가려고 했던 영화다. 천재성을 지닌 준경과 라희의 알콩달콩한 모습이 재미있었고, 누나 보경에 대한 숨은 진실에 마음이 아팠고, 준경와 아버지 태연의 화해 모습에 감동스러웠다.
기적은 신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불가사의한 일이란 의미도 있지만 기차나 배 따위에서 증기의 힘으로 소리를 내는 신호 장치라는 의미도 있다. 영화 제목을 두 가지의 의미의 중의적인 의미로 기적이란 이름을 붙였으면 더 의미있었을 같은데 기차의 기적소리가 중요하게 다루어진 것 같지는 않아 아쉬웠다.
마을에 기차역을 만들기 위해 대통령에게 편지를 쓰고, 대통령배 수학경시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고, 마을 사람들과 기차역을 만들기까지 한다. 하지만 서지 않는 기차에 절망한다. 그리고 준경이 왜 기차역을 짓기 위해 그렇게 노력했는지가 드러난다.
기적은 기차가 서는 것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별을 좋아하는 준경의 천재성을 알아보고 꿈을 가질 수 있도록 이끌어준 물리 선생님을 만난 것이 기적일 수도 있다. 진짜 기적은 준경의 엉뚱함 속 비범함을 알아본 라희가 있었다는 것이 아닐까?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라는 CF가 있었다. 남자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건다. 사춘기 남자가 부모 말은 듣지 않아도 여자 친구 말을 잘 듣는다. 물론 잔소리는 여자 친구 말이라도 듣지 않을 것이다.
라희는 준경이를 자신이 원하는 기차역이 생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설득력 있는 편지를 쓸 수 있도록 맞춤법을 가르쳐주고, 자신도 편지를 쓴다. 편지를 쓴다고 해서 기차역이 생기지는 않을 것을 아는 라희는 준경이의 비범함을 활용한다. 장학퀴즈 우승을 생각했지만 수학, 과학은 천재성이 있으나 문과쪽은 바보에 가까운 준경의 모습에 포기한다. 어쩌면 우승을 위해서 문과 공부를 강요할 수도, 그것도 모르냐며 무시할 수도 있었을텐데 라희는 준경이 잘하는 것을 활용하기 위해 수학경시대회를 찾아낸다.
어쩌면 국회의원을 아버지로 둔 라희는 마을에 기차역을 만들겠다는 준경의 꿈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라희는 준경이 도전하는 것을 도와주고 준경이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 라희는 대통령에게 편지를 쓴다고 해서, 대통령을 직접 만나 부탁한다고 해서 쉽게 이루어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청와대에 직접 찾아가자는 황당한 제안을 하고 실제로 가보려 한다. 기차만 타고 다니던 준경에게 버스 멀미는 생각하지 않았기에 금세 포기해야 했지만.
준경에게 라희는 자칭 뮤즈가 아닌 진짜 뮤즈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