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2-16일까지 교대 2학년의 참관 실습기간이었다. 지난 주 8일에 학교 평가가 끝나고 긴장을 늦추어도 될 법 했지만 참관실습, 더구나 15일 3교시에 2학년 교생들 앞에서 시범 수업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부담스러웠다.
교생 숫자가 늘어서 1학기에는 4명었는데 이번에는 5명. 요즘은 교생들도 자주 결석을 하고, 지각 또는 조퇴를 해서 담임교사를 당황하게 하는데 다행스럽게 이번에도 우리 반 교생은 결석 한 번 안하고 모범적(?)으로 실습을 마쳤다.
수요일, 강당에서 친목행사를 간단하게 갖고 책상을 배치하고 프로젝터, T.V를 설치하며 수업 준비를 했다. 그동안 다른 선생님 수업 준비를 해줄 때와는 다른 느낌으로. 설치할 때는 내가 수업하는 것이라 내가 맞춰서 하면 된다는 생각에 오히려 부담이 없었다. 오히려 시연을 한 번 해보겠느냐는 연구부장 선생님의 말을 듣는 순간 느껴지는 부담감.
지난 주부터 감기기운이 있어 월요일에 병원에 갔더니 심해질 감기라며 약 잘 먹고 치료받으러 당분간 병원에 오라고 했는데, 목요일에 열이 올라 학교에 안왔으면 좋겠다는 순진한 생각이 들 정도로 부담이 컸다. 하긴 그동안 몇 번의 공개 수업을 했지만 이번처럼 많은 참관자는 아니었으니까. 교생 90명, 옆 반 학생 30명, 학부모 10여명. 더구나 수업 한 번 안해 본 2학년 교생들은 교사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학생의 입장에서 수업을 분석하고 신랄하게 비판할테니.
목요일 새벽. 특별 새벽예배 기간인데 5시 40분에 일어나 새벽예배를 참석하지 못했다. 특별히 더 기도해야 할 날인데. 평소 같았으면 이왕 늦은 거 좀 더 자자 했을텐데 수업 준비를 할 요량으로 일어나 이것 저것 준비했다.
아이들이 분위기에 적응하도록 1교시부터 강당에서 수업을 했다. 발표할 때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마이크를 사용하는데 신기한지 1, 2교시는 서로 발표하겠다고 난리가 났다. 선생님들이 강당에서 시범수업을 하면 아이들이 주눅들어 발표를 잘 안한다며 발표 연습을 시켜야 할 거라는 조언을 해주었는데 우리 반은 걱정할 것이 없어 보였다.
시간은 흘러 3교시가 되고 옆반 아이들부터 시작하여 강당으로 모여드는 교생선생님들, 학부모님들. 긴장감 속에 3교시 시작종이 울리고 수업 시작. 아이들이 긴장한 것 같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발표도 잘했고, 의도한대로 수업이 잘 진행되었다. 다함이와 성민이 사진을 비교하는데 예지가 눈치 빠르게 진영이의 어깨를 기준으로 키를 파악하는 바람에 조금은 동기유발에서 맥이 빠졌고, 세현이가 긴장을 해서 퀴즈네어 막대를 이용해 연비를 구하는데 틀려 내가 개입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리고 또 하루가 지나 교생 실습 종무식. 일주일간이지만 아이들도, 교생선생님들도 서운해 하는 것을 보며 오히려 행복했다. 서로에 대한 관심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테니 말이다. 수업 준비와 업무 때문에 내가 교생선생님들과 더 많은 이야기들을 하지 못했음에 미안함을 갖게 된다. 3학년 교생 실습 나왔을 땐 업무를 뒤로 미루더라도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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